완수될 수 없는 프로젝트의 7가지 유형

영상제작 프로젝트는 완수되지 못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제작 중 취소되는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제작에 착수되지도 못하는 프로젝트까지. 프로젝트에 관여된 업체에게도 아쉬운 사건이지만 의뢰자만큼 손실이 크진 않을 것입니다. 프로젝트가 취소되기 전까지 들어간 의뢰자의 시간과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 만큼 위험요소가 큰 프로젝트라면 애초부터 시도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좋았을 것입니다.

완수가 불가능한 프로젝트는 저마다의 이유로 실패합니다. 정말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사례 7가지를 꼽았습니다. 프로젝트를 설계중인 분들에게 실무적으로 도움되길 바랍니다. 부디 아래의 위기요인들을 잘 제거하시고 완수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로 바꾸어낼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1. 불가결(缺)하지 않은 프로젝트

영상제작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제작비용이 저렴해졌기 때문입니다. 한 편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20년 전처럼 필름을 자르고 붙여야 하거나, 10년 전처럼 최소 3천만원이 필요했다면 우리는 영상이 아닌 다른 매체를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영상제작기술의 발전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영상은 여전히 여러 매체들 중에선 제작난이도가 가장 높습니다. 비용도 많이 듭니다.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한 번 만들면 수정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必缺 : 꼭 있어야 하고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중요한 것)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영상이 없어도 프로젝트를 완수할 다른 대체방안이 있을 것입니다. 영상만이 유일한 방안이 아니라면 우선 다른 매체를 활용해 홍보,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쓰임새가 불분명한 프로젝트

기업에서 진행하는 영상제작 프로젝트는 예술이나 창작활동이 아닙니다. 기업이 관계를 맺고자 하는 대상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일 뿐입니다.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3요소 <타겟, 채널, 메시지>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잠재고객에게 / 상세페이지에 / 제품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잠재고객에게 / 유튜브광고로 / 판매를 촉진한다
제휴대상에게 / 웹사이트로 / 기업에 대한 신뢰를 준다
영업대상에게 / 타블렛으로 / 제품을 소개한다

모든 영상의 쓰임새는 이처럼 간단하게 한 줄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줄로 쓰임새를 설명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완수될 수 없습니다.

같은 내용을 영상으로도 촬영해두었습니다. <영상기획의 출발은 ‘타겟, 채널, 메시지’를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3. ‘야마’가 없는 프로젝트

영상제작프로젝트의 제작절차는 [전략/기획/연출/제작] 네 단계로 구분됩니다. [전략/기획]의 단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연출/제작]계획을 세울 수 없습니다. 이 단계는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기에 [전략]이 없는 프로젝트라면 완수는 커녕 시작될 수도 없습니다.

‘전략’이라는 표현을 거창하고 무겁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 전략입니다.

마케팅 소재 영상 : 어떻게 전환을 일으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판매촉진 영상 :  고객이 제품의 어떤 점을 구매하고 싶어하는지가 정해져있어야 합니다.
브랜드 영상 : 어떤 점에서 신뢰를 주는 기업인지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캠페인 영상 : 어떻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에 여운을 남길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전략은 이처럼 간단히 한 줄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업계 용어로 ‘야마’ 순우리말로 하면 ‘핵심’이 되겠습니다.

 

4. 목적지를 잃은 프로젝트

프로젝트는 종종 항해에 비유됩니다. 항해란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에서 이뤄집니다. 핵심이 출발지라면 최종 목적지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수단으로써 영상이 필요한 것이니, 영상은 중간 거점으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영상을 만드는 것을 최종 목적지라고 착각하는 오류에 빠져선 안 됩니다. 업체와 영상제작 계약을 맺더라도 중간 거점까지 가는 것에 대한 계약일 뿐, 최종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진 않습니다. 업체에겐 mp4파일을 납품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종료이지만, 의뢰자는 mp4파일을 받아서 잘 활용한 뒤 성과까지 이끌어내야 합니다.

영상을 만드는 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영상을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는 궁극적 목표를 망각하는 사고는 자주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화면부터 생각하면 망해요 (시각적 연출에 집착하는 고객의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5. 자원이 부족한 프로젝트

출발지와 목적지만 정한다고 배가 절로 움직이진 않습니다. 기름을 넣어줘야 배가 움직이듯 예산을 마련해야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의뢰자 측에서 지불할 수 있는 최대예산은 업체 측에서 받아야 하는 최소예산보다 높아야 합니다. 의뢰자는 최대 200만 원까지 쓸 수 있으나 업체는 최소 300만 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거래는 성사될 수 없습니다. 300/300이라면 아슬아슬하게 완수될 것이고, 400/300이라면 우수한 업체를 만나서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안정적으로 납품받을 수 있게 됩니다.

예산이 조금 부족하다고 제작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할수록 목표치도 낮춰 잡아야 하고, 요행을 부려야 합니다. 수행가능한 여러 선택지중 일부를 포기해야 합니다. 좋은 선택지들을 하나 둘씩 포기하다보면 결과물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결국 어느 지점을 넘기게 되면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됩니다.

예산의 낭비를 막았다면 일을 잘한 것이지만, 프로젝트 완수에 위협이 될 정도까지 예산을 줄였다면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예산을 줄이더라도 [최소착수가능금액 / 일반적인 시장가격 / 업체의 노동량] 세 가지를 고려하셔서 완수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줄여야 합니다.

적정 예산을 산출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 <영상 제작 예산을 산출하는 5가지 방법 (영상 제작 견적)>를 작성해두었으니 참고하세요.

 

6. 역할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프로젝트

업체들마다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 능력의 범위가 다릅니다.  프로젝트의 종류나 성격에 따라서 이상적인 역할구분방법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역할범위의 구분은 실무를 진행하는 업체와 협의해야 하며 발주자가 희망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일을 떠넘길 순 없습니다.

아래와 같은 세 가지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전략/기획] > [연출/제작]의 구분이 적용됩니다.

[전략/기획] > [기획/연출/제작] 광고를 제작할 때 주로 진행됩니다. 아이디어 회의도 많이 진행하고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 더 많은 공을 들여 좋은 기획을 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습니다.

[전략] > [기획/연출/제작] 빈번하게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면 업체 측에서 의뢰자의 역할을 조금 덜어드릴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진행해온 방식들이 있고 의뢰자의 요청사항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 업체 측에서 기획의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주로 기업홍보영상이 해당합니다.

[전략/기획/연출] > [제작] 내부적으로 제작역량을 가지고 있으나 일손의 부족으로 외부 협력자와 함께 일할 경우 task 단위의 업무를 요청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R&R은 프로젝트 리드할 권한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책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의뢰자 측에서 간섭하지 않아도 되는 [연출] 영역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작사에게 그 책임을 온전히 못 미루게 됩니다. 연출영역에 대해 전권을 넘기지 않았고, 제작에 대해서 세밀하게 지적할수록 그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사공이 한 명이어야 산에 올라간 배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짧은 영상으로 촬영되어 있습니다. <영상제작 프로젝트의 역할구분 (R&R) 설정 방법>

 

7. 담당자의 권한 부족 / 결정권 일원화가 안 된 프로젝트

영상을 제작한다는 것은 회사를 대변하는 메시지와 이미지를 만드는 일입니다. 아주 간단한 문구를 하나 작성한다고 했을 때, 부장이 쓰면 30초, 과장이 쓰면 30분, 대리가 쓰면 3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사원에게는 30일을 주어도 옳은 문구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회사를 대변할 만큼의 이해도나 권한이 없는 사람은 영상발주자로 적임자가 아닙니다.

영상제작 과정에서 의뢰자가 가장 많이 해야 하는 일은 결정입니다. 실무자가 곧 결정권자라면 제작과정은 원활해질 것이고, 실무자와 결정권자의 거리가 멀다면 어려워질 것입니다. 두 사람의 거리를 좁혀야 합니다. 이를 ‘결정권 일원화’라 합니다. 실무자에게 권한을 주는 것보단 권한을 가진 사람이 실무자로 배정되는 것이 옳습니다.

대리의 1차 수정, 과장의 2차 수정, 부장의 3차 수정의견이 모두 다르게 전달되었다면 이건 분명 발주자의 조직 문제입니다. 결정권 일원화가 되지 못한다면 작업시간은 150시간에서 300시간으로 늘어납니다. 좋은 광고주가 되기 위한 첫 단추는 조직 내의 의사결정 구조부터 만드는 것입니다.

실무자와 결정권자의 거리가 멀다면 지시사항이 일관되지 못할 수 밖에 없고, 제작과정과 제작시간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백~수천에 달하는 비용에 대해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사람, 기업을 대변하는 메시지와 이미지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사람, 제작된 결과물의 활용을 통해 성과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영상발주 담당자로 배정되어야 합니다.

제작에 착수한 후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수정요청 잘 전달하는 방법>라는 콘텐츠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발주요청서는 개인의 취향대로 아무렇게나 써내는 것이 아닙니다. 프로젝트의 설계엔 공식이 존재하고 성립되거나 성립되지 않는 프로젝트의 기준도 분명합니다.

“완수되지 못하는 프로젝트의 7가지 유형”을 알아보았지만 “완수가능한 프로젝트의 7가지 공통점”이라고 뒤집어 보아도 차이가 없습니다. 완수가능한 프로젝트는 7가지 요인을 충족합니다. 반대로 한 가지 요인이라도 낙제한 프로젝트라면 완수가 불가능해집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프로젝트는 모험, 도전, 시도가 아닙니다. 영상을 발주하는 주체는 대부분 기업이며, 기업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자 합니다. 기업에게 프로젝트란 확실하게 완수되어야 하는 여러 업무 중 하나입니다.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예비발주자분들은 이 항목들을 참고하시어 안전하게 완수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시길 바랍니다.